소현재

이유없는 작은 친절 본문

leejiseon

이유없는 작은 친절

= = 2019. 11. 25. 23:19

오늘 좋지 않은 하루를 보냈어. 해가 져도 호흡이 가라앉더라. 가상의 누군가에게 맘속으로 툴툴댔어. 분이 안 풀리고 자꾸 화가 났어.

이렇게 안 좋은 일들만 있었나 조금 머쓱하던 찰나 문득, 오늘 누가 나한테 이유없이 이 작고 흔한 초코렛을 줬거든. 그게 떠올랐어.

 

안 좋았던 일들 있던 건 팩트인데, 이걸 받았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팩트라서,

내일까지 계속될,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측이 안 되던 오늘 하루가, 나쁘기’만’ 한 날은 아니었더라.

어디까지 파고 들어갈 지 암담했던 생각을 애써 늦추며.

오늘을 겪는동안 지나갔던, 맑았던 순간들을 찾아냈어. 

그런데 그걸 만들어준 건 참 약하고 작은 사람들이더라.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

 

…한 여자의 죽음은, 분명 사회의 모든 여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그래서 호흡이 가라앉지 못했던 거야.

하지만 되뇌었다? 우린 절대 죽지 않을 거다. 죽지 않을 거다.

 

이제 좀 화가 그만 나고, 마음이 단단하게 안정되는 것 같았어.

 

친절은 참 강하구나,

진짜 강하고 아름다운 건 그런 거구나.

1. 친절해야지. 2. 차별적으로 친절해야지. 3. 손해보지도 뺏기지도 말아야지. 단, 3번보다 1번이 먼저여야지.

그런 생각을 했어.

 

오늘 내가 받은 하찮고 이유없는 작은 친절을 누구한테 주고 싶어서 보내.

행운의 편지처럼.

 

같이 오래오래 살고 싶은 사람에게.

'leejise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0714-0715  (0) 2020.07.15
0.  (0) 2020.06.03
이유없는 작은 친절  (0) 2019.11.25
그림자를 사랑하는 에세이.  (0) 2018.06.02
나야.  (0) 2017.07.11
선배는 유명한 춤꾼이었다  (0) 2016.08.11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