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재

0721 본문

'앨범'의 단어들

0721

= = 2020. 7. 21. 14:30

 

 

연필 몇 개를 돌돌돌돌, 적당히 뭉툭하고 날이 서게 정렬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정돈된다.

역시 나의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빨랫줄의 면 보자기처럼 어디로 출렁이는지 모르는 채 팔랑거리다보면, 바람이 잦아지길 기다리는 버드나무 아랫기둥처럼, 뿌리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숨소리>, 역시 긴가, 생각했다. 뭐든 덜어내는 게 좋은데. 컴팩트해야 하는데. 줄이는 음악적 길도 알 것 같은데. 브릿지를 잘 선택하고 나니 이제 앞을(C2) 줄이는 게 역시 좋을 것 같긴 한데. 

    하지만 C1와 C2, C3는 각각 다른 말을 하고 있으므로.

역시나 길긴 하다. 3분으로 컴팩트한 다른 곡을 듣고 나니 더욱 그렇다. 다시 듣고 싶고 내내 집중할 수 있는 건 역시 이 정도의 길이야.

 

    하지만 그렇게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니까.

처음부터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중간에 전환이 일어나고 천천히 그 사람을 향해 가는 이야기니까.

 

그럼 과연 가요보다 뮤지컬이라고 우겨야하나봐 - 물론 뮤지컬이라고 이래도 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쉽게 마음이 전해진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숨소리를 처음 시작하고, 완성하기까지 오래걸렸다. 그 브릿지에서 전환이 되어줄 말, 그 마법같은 말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과연 이게 가닿을 수 있을까, 그 확신을 얻을 수 없었으므로, 이야기를 끝맺지도 돌아오지도 못했다.

 

삶의 경험에서 거길 채울 말을 찾았다는 게 나로선 기쁘고 느긋한 일이다.

 

짙은 어둠 속, 더 투명해지는 이 밤,

건너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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