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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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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5'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0.06.25 좋아하는 사람
2020. 6. 25. 00:54 leejiseon

좋아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단다.

 

피아노를 잘 치고 싶은 것과 피아노를 좋아하는 건 다르듯이,

전자의 응답이 없다는 게 곧 후자를 기각해야할 사유가 되진 못하므로.

하지만 우린 점점 그걸 헷갈리며 살지.

그러다 아무 음도 남아있지 않은 우주,

거기서 거울을 봤어.

 

그냥, 불쑥 드는 감정이며, 저절로 되는 거라 생각하곤 하지만

계속 좋아하기 위해선

사실 노력이 들어.

바라는 만큼 돌아오지 않는, 확인의 순간순간마다 부스러질 테니까, 목이 뜨거워질 테니까.

호되게 서글퍼져버린 날, 휙 돌아서고 몹시 악을 쓰지만

다시 풀냄새가 나고 동공이 가늘어지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한다'

말이 가진 그림자.

이 진동을 무시하려는 때에 넌

할 수 없는 말들이 더  늘어나.

바라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체념의 추를 입술 끝에 매달고.

 

돌려받지 못해도, (사실 준 적도 없다, 마음은 내 안에 생긴 것이므로)

응답이 없어도,

좋아'진' 건 어쩔 수 없는 거야. 좋아'하는' 건 이미 선택이야. 좋아'하지 않기로' 하는 건, 바라지 않겠다고 하는 건, 새로운 안정을 찾기 전까진 아직 해결되지 않은 화성같은 것.

 

그런데 말야,

네가, 

늘,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어.

그런 용감함을 가질 수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

목적어 자리는 될 순 없어도

 

무연이란 글자를 되짚으며 바람에 에이지도 말고,

여기를 초월해 다른 곳에 있지도 말고.

 

좋아하는 사람,

마음의 멍은

이미 생겼으니까, 

 

그 멍,

좋아하는 마음을 체념시키면 서운해질테니까. 이름이 사라질 테니까. 이름이 사라진 아이의 몸은 그럼에도 남아있을 테니까. 입술과 눈을 잃고 헤매다가 부딪혀 또 멍이 생길 테니까.

 

좋아해.

사실 많이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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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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